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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한국 미디어아트의 선구자, 김형기

July 11, 2011

“본다는 것은 존재와 존재가 서로 만나 소통하는 과정”

 

 인터렉티브 미디어 아트의 1인자, 중앙대 교수, 부산항 빛축제 총감독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사는 그이지만, 실제 모습은 수수해 보였다

 
정말 큰일이다 싶었다. 미리 기획했던 아이템 두 건, 비상시를 대비해 꼬깃꼬깃 숨겨 두었던 아이템 두 건 모두 취재에 실패. 인터뷰한 건은 다음주로 연기. 마감이 금요일 오전인데 이미 화요일 오후였다. 지하철역 의자에 앉아 한동안 노숙자 코스프레를 했다.

 
“사람이 거울에 보이는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형기 작가(제1회 부산항 빛축제 총감독)를 만난 소회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다짜고짜 전화해 인터뷰 좀 해달라고 말했다. 거절당하면 무릎이라도 꿇을 심산이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그는 흔쾌히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했다. 목요일 아침, 피로가 채 가시지 않았을 시간이었지만 그는 인터뷰 내내 친절했다. 웃는 모습은 영락없는 옆집 아저씨였다. 이쯤 되면 떠오르는 시 한수. “껍데기는 가라!!”

[투데이코리아=황무경 기자]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다가 프랑스로 유학을 가면서 미디어 아트로 전공을 바꾸었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전공을 갑작스럽게 바꾼 것은 아니다. 내가 대학을 다닐 때에는 데모가 자주 일어나 학교에 가는 날보다 가지 않는 날이 더 많았다. ‘통금’이 존재하는 그 시기에 대학 학보사에서 만평 기자로 활동했다. 글쓰는 것과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거기에 사회 문제에 대한 나의 인식까지 보탠 것이다. 어쨌든 물리학을 전공하면서도 그림 그리는 일은 이미 해왔다.

 
그런던 어느날 물리학은 내 길이 아니구나 싶어졌다. 세계 최고의 물리학자가 되겠다 마음  먹고 대학에 왔는데 내가 스스로 물리학 이론을 만들기는 커녕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이론을 이해하는 것조차 쉽지가 않았다. 차라리 편하고 자유롭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자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 그림을 그리자! 그리곤 별 준비도 없이 무작정 프랑스로 날아가 ‘보자르’라는 미술학교 회화과에 입학했다.

 
미디어 아트에 첫 발을 내딛게 된 계기가 바로 ‘무브망’이다. 무브망은 움직임이란 뜻인데, 그림을 그릴 때 모델이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춤을 추는 등 계속 움직인다. 그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내 방식대로 포착해 내야 하는 것이다. 똑같이 그리는 것만이 예술이라고 생각했던 터라 큰 충격을 받았다.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포착해 똑같이 그려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그리는 사람의 감성이 상당히 중요해지는 것이다. 그 안에서 자유, 해방감을 느끼게 되었고 감성이 교차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만히 있는 사람을 그릴 땐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감각이었다.

 
그림 기법 중에 ‘데포르마시옹’이라는 것이 있다. 작가가 일부러 형상을 비틀어 그리는 것인데, 모딜리아니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모딜리아니 그림의 특징은 사람의 목을 아주 길게 그린다는 것이다. 무브망을 알게 되자 그 그림들이 작가의 내면에서 우러난 자신의 감성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란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객관적 사실을 그대로 캔버스에 옮기는 것이 아니라, 바깥에 있는 사물 혹은 사람과 내 감성이 만나 서로 교차하고, 교류한 다음 우러나온 것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회화에만 만족할 수 없어 개념미술, 추상미술, 비디오 아트 등 여러 장르의 미술에 도전했다. 새로운 것, 참신한 것을 추구하다 보니 한국에서는 키네틱 아트(작품 그 자체가 움직이거나 움직이는 부분을 넣은 예술작품)를 처음 시도한 사람이 되었다.

 
11월에 부산 광복동 롯데 갤러리에서 전시를 여는 것으로 안다. 부산에서 전시를 열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롯데 갤러리 구혜진 큐레이터가 제안했다. 예전에 다른 전시를 함께 하면서 알게 된 사이인데, 내 작품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기도 해서 승낙했다. 또 부산에서 빛축제 총감독을 맡게 돼 겸사겸사 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굳이 말하자면 소통 혹은 교류이다.

 
영상 작품들은 모두 빛을 이용한 것들이다. 작품은 빛을 통해 관객에게 스스로를 보여주고, 관객은 빛을 통해 작품을 본다. 너와 내가 빛을 통해 보여주고 보는 사이가 되는 것이다.   ‘보인다’ 혹은 ‘본다’는 것은 ‘있다’는 것이고, ‘있다’는 것은 곧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니 보여주는 것과 본다는 것은 존재와 존재가 서로 만나 소통하는 과정이다.

 
전시 제목으로 네 가지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색즉시공, 스펙트럼, 아우라, 오로라. 색즉시공은 ‘색은 곧 공간’이라고 새롭게 해석해 봤다. 하지만 너무 불교적인 색채가 강해 가장 무난한 스펙트럼을 염두에 두고 있다.

 
부산항 빛축제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제1회 부산항 빛 축제 총감독을 맡았던데 부담스럽진 않은가?

 
상당히 부담스럽다. 2009 인천 국제 디지털 아트 페스티벌과 2010 SBS 투모로우 페스티벌에서도 제1회 총감독을 맡았다. 이쯤 되니 없는 길을 만들어서 가야 하는 것이 나의 운명인가 싶기도 하다.

 
이번 축제는 다 함께 참여하는 축제, 빛과 함께 즐기는 축제로 만들 것이다. 연말연시를 ‘망년회’가 아닌 빛 축제와 함께 보냈으면 좋겠다. 이 축제에서도 가장 중요한 점은 소통이다. 요즘 사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문란하고 상업적이다. 이는 제대로 된 문화가 없기 때문이라고 본다. 소통의 부재, 단절이 만들어낸 부작용이 너무 심하다.

 
시민의 참여 유도 방법으로 퍼레이드와 여러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LED관으로 만든 왕관, 목걸이 같은 것들을 시민들이 직접 착용하게 만드는 것이다. 재료가 싸고 만들기도 쉽다. 게다가 창의적인 생각들이 얼마든지 반영될 수 있다. 연말연시라는 시기와 축제라는 행사가 맞물려 상당히 재미있고 창의적인 놀이가 될 거라 본다. 앞으로도 빛 축제를 부산의 문화 축제로 잘 살려 나간다면 좋겠다.

 
앞으로도 계속 부산에서 작품 활동을 할 생각이 있는가?

 
물론 있다. 부산은 서울과 다른 매력이 많다. 특히 부산의 자연 경관은 감탄사를 자아낸다. 뿐만 아니라 부산 사람들의 성격도 상당히 마음에 든다. 화끈하고, 참여적이다. 다이내믹 부산이라는 말이 적절한 것 같다. 기회만 된다면 언제든지 부산에서 활동을 하고 싶다.

 
기자의 생명을 구해준 ‘쌀집 아저씨’ 김형기 교수님께 지면을 빌어 감사 인사 올린다. 덕분에 마감 시간에 맞춰 기사를 낼 수 있었다. *나중에 누군가에게 붙잡혀가더라도 끝끝내 김형기 작가의 이름은 불지 않겠다고, 이 자리에 다짐해둔다.

 
(*이기호-<독고다이> 작가의 말 인용) [한국기자아카데미 (www.kj-academy.com)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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